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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밀수 - 류승완 감독

4scottie 2023. 8. 1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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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류승완 감독

주연 : 김혜수(조춘자), 염정아(엄진숙)

조연 : 김종수(이장춘), 박정민(장도리), 고민시(고옥분), 조인성(권상사)

 

 

 

재미있는 영화다.
김혜수, 염정아 투톱의 영화지만 나머지 배우들이 더 기억에 남는 영화다.
악당인줄 몰랐던 김종수와 능글맞은 박정민과 능글맞고 영악한 고민시 배우, 그리고 그의 잘생김이 정말 최선을 다해 빛을 낸 조인성 배우가 머릿 속 깊이 기억에 남는다.

 

#김종수 배우 - 이장춘 / 세관계장

사실 나에게 있어서 더 인상적인 배우는 김종수 배우였다. 극한직업의 치킨집 사장님, 드림의 노숙자 맏형, 헌트의 안기부장, 킹메이커의 대통령. 말그대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배우가 선과 악을 종잡을 수 없는 얼굴로 마지막에 수퍼 빌런으로서 변신하는 것이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영화 초반 그의 역할은 성실한 세관 공무원이고 영화 마지막까지 그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적당한 나이와 깐깐해보이는 그의 모습은 영화중후반부 언제쯤인가 선하게 살려는 주인공들이 기대고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러다 자기 몸을 희생하기도 하는 그런 전형을 생각하고 기대했다. 후반부의 김종수 배우는 나의 뻔한 기대와 예상을 모두 뒤집고 뭉개고 충격을 주지만 새로운 그의 모습은 너무 멋지고 악역으로서의 본분을 매우 착실하게 수행한다. 최근에 나온 밀수에 대한 여러가지 기사와 평이 있지만 김종수 배우를 주목한 평을 찾아보지 못해서 매우 섭섭하고 아쉽다.

 

#박정민 배우 - 장도리 / 밀수판 막내
박정민 배우는 어디론가 더 올라서고 있는 느낌이다. 한발한발 더 성장해 나가고 있는 듯 하다. 어리버리하고 어수룩하고 순하기 짝이 없는 청년에서 시골 항구의 악당 골목대장으로 휘리릭 변신하고 더 큰 돈을 바라고 꿈꾸는 머리가 썩 좋지 않은 악당의 모습이 이렇게 자연스러울 것이란 상상은 하지 못했다. 헤어질 결심의 오랜 도망자이자 처절한 로맨티스트인 박정민은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강렬하게 화면을 지배했었다. 박정민은 여러가지 악당을 매우 적절히 연기할줄 아는 배우다.

 

#고민시 배우 - 고옥분 / 뉴종로다방 마담
내 기억속의 고민시 배우의 끼는 광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뉴진스 뮤직비디오도 찍은 돌고래유괴단의 네파 광고에서는 진지한 표정 속에서 숨길 수 없는 장난꾸러기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 밀수에서는 순수한 욕망을 잘 펼쳐낼 줄 아는 그런 사람을 잘 연기한다. 진한 아이쉐도우와 과장되게 치켜 올려진 눈썹, 그리고 하얗고 안에서도 아주 예쁜 얼굴과 다부짐과 장난스러움이 모두 묻어난다. 매력적이다.

 

#김혜수(조춘자 / 해녀 No2), 염정아 배우(엄진숙 / 해녀 No1)
김혜수, 염정아 배우는 중심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김혜수 배우는 굉장히 훌륭하고 성실한 엔터테이너이자 좋은 인성을 가진 셀러브리티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녀가 만들어 놓은 그 이미지가 배우의 역량을 더 돋보여주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심이 자주 든다. 김혜수 배우는 어디서든 그저 김혜수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그 배역에 녹여져 들어간 사람인지 가끔 의심이 들때가 있다. 하정우 배우에게도 같은 비판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어느 순간 게으름이 생긴 것이 아닐까 한다.

염정아 배우는 묵묵히 중심을 잡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눈부신 호연보다는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역할이 그의 미션이었고 목표였을 것이다. 어쩌면 김종수,박정민, 고민시 배우는 염정아배우가 깔아놓은 판이 있었기에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조인성 배우(권상사 / 밀수판 No.1)
조인성 배우는 오랜만에 그의 잘생김을 마음껏 연기한다. 언제 그가 이렇게 잘생김을 마음껏 연기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상보다 매우 짧은 출연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는 충분히 잘생겼고, 충분히 상스럽고, 충분한 멋짐을 잘 연기해준다. 긴팔과 긴다리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이렇게 잘 선보일 수 있는 배우는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류승완 감독이 조인성 배우를 주연으로 아주 스타일리쉬한 액션영화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줄거리
영화는 서해안 항구에서 해녀생활을 하다가 중화학 공장들이 들어서며 생계가 어려줘지자 어쩔 수 없이 밀수에 손을 대는 두 여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다.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처음 보는 멋진 액션과 끈적끈적한 욕망들이 엉키는 영화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류승완 감독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그의 반짝반짝함이 그립다. 수백억원 규모의 제작 예산을 핸들링하는 - 수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야 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 감독에게 똑같은 반짝반짝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리운 건 그리운 거니까. 

 

**오랜만에 보는 최종원 배우(엄진숙의 아버지 / 물질과 밀수로 사용되는 배의 선장)는 무척 반가웠다. 가끔은 연기를 하는 것이라기 보단 그저 최종원 그 자체를 보는 느낌이기도하다.
**김원해 배우(밀수를 처음 알려준 장본인)는 가벼우며 기회를 좇으나 크게 악하지 않은 역할에 최적인 배우다.

**진경 배우는 그렇게 휙 하니 지나가셔야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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