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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상다반사 8

[일상]닭계장, 닭칼국수 그리고 주인할머니

#닭칼국수를 먹으려다 문득 궁금해져버린 삼계탕집 주인할머니의 안부  회사 근처에 가끔 들르는 삼계탕집이 있다. 깔끔하고 정갈한 집이다. 나이드신 주인 부부께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친근함과 친절함을 보여주신다. 뼈를 발라내거나 껍데기를 벗겨야 한다거나 월남쌈처럼 조립과 재구성의 과정이 필요한 음식들은 매우 귀찮아 하는 편이라, 뼈를 한 껏 발라 내야만 하는 삼계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닭고기는 즐기기에 그 식당을 가게 되면 닭계장을 시켜 먹고는 했다. 뼈를 발라내지 않고서도 닭고기를 먹을 수 있으면서 적당히 매콤한 양념이 되어 있으니 나로서는 최고의 대안이었다.  가장 친한 동료와 함께 그 집을 다시 찾았다. 원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샌드위치를 먹으려 했으나 친한 동료가 그 집에 간다는 말에 ..

3. 일상다반사 2024.10.05

[일상]여름이야기 - 1992년의 남자고등학생

여름에 대해 떠올리라고 하면 서울 남서쪽의 어느 고등학교에 그늘막도 없는 스탠드에 앉아 물인지 땀인 모를 것들을 뚝뚝 흘리며 앉아있는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떠오른다. 교복 차림이었던걸로 봐선 방학은 아니었던 것 같고,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 아니었을 까 싶다. 이미 몇 게임을 치룬 탓에 남학생은 꽤 지쳐있었다. 하지만 그 몇 게임 중 이긴 게임이 진 게임 보다 훨씬 많아 뿌듯해 있었다. 운동장 한쪽에 있던 프로스펙스 문구가 달린 농구대 2개 사이에서 뛰고 있던 다른 친구가 한게임을 더 하자고 했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운동을 통 못한다고 평생 생각해왔던 그의 자격지심이 조금씩 작아짐과 더불어 친구들의 무리에 당당히 끼어 있다는 안정감이 동시에 들었으니까 말이다.겉으로는 “또 하자고? 너무 힘..

3. 일상다반사 2024.10.05

도덕의 회복

집안의 어르신 중 고향에 남으셔서 한학을 꾸준히 공부하신 분이 있나보다. 아버지가 그 분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해주셨는데,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다. 기자가 지금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도덕의 회복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도덕이 몰락해있고 과거엔 도덕이 선연히 살아 있었단 뜻으로 이해했다. 지금과 과거의 기준, 그분이 생각하는 도덕의 기준을 꼼꼼히 따져 물어봐야할 것이나. 팔순이 넘은 경상북도의 남자 어르신이 생각하는 도덕을 꼼꼼히 따져 묻지 않아도 90%는 짐작하여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어른에 대한 공경, 부모님을 향한 효도, 나라에 대한 충성들이지 않을까? 조금 전 지하철에 타셨던 어르신이 방향을 잘못 아셨던지, 아니면 앉을 좌석이 없어 당황하셨던지, 급하게 다시 내리셨다. 내리..

3. 일상다반사 2023.01.04

덕수궁 앞의 전두환 대통령 분향소

외근을 나갔다가 시간이 애매해 바로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었다. (이런 것이 외근의 묘미일 것이다.) 카페에 들러 차를 한 잔 마시고 좀 더 걸을 겸 해서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시청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시청 앞의 대형 트리에 감탄하며 왼쪽의 프라자 호텔을 지켜보며 덕수궁 앞으로 가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선 순간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전두환의 분향소가 덕수궁 정문 앞에 차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2021년 11월 23일에 사망한 전두환의 분향소가 덕수궁 정문 앞에 차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사망한지 1년이 넘은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사망 이후로 주욱 차려져 있었던 것인지, 나에겐 기억이 없다. 몇몇의 사람들이 검은색 정장을 걸치고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라이브 스트림을 위해서인지 분향소 오른쪽 앞편에..

3. 일상다반사 2022.11.27

2022년 대선에 대한 생각(대선 직전에 작성한 글)

민주당의 이재명과 국힘당의 윤석열을 보며,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두 사람 중 누가 되던지 간에 실망을 금치 못하거나 욕을 하거나 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고, 내가 보지 못하는 혹은 내 눈에 뻔히 보이는 영역의 민주적인 결정 구조가 후퇴하는 현상을 보리라 예상해본다. 한명은 권력을 위해 미친 듯이 정치판을 달려온 사람이고, 또 한명은 아낌없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었고 어쩌다보니 대통령에 맞섰고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아직 대한민국의 많은 인민들은 대통령을 군주라 생각하고 있고 그에 따라 선출하고 있다. 나의 생각을 반영하는 이가 대통령이 아니라 날 지배해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권력의 집중과 민주주의가 외부에 의해 강제로 받아..

3. 일상다반사 2022.04.03

박근혜, 공화정,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

조선의 왕정은 강제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임시정부는 모두 공화정을 선언했다. 수많은 임시정부들은 왕정을 내세우지 않았다. 3천여개에 이르렀던 수많은 해방 직후의 정당들 중 어느 한 곳도 왕정을 내세우지 않았다. 이를 빌어 한국인들의 새로운 정치 체계에 대한 놀라운 이해도와 학습력을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그러나 박근혜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와 박정희를 왕처럼 떠받들고 있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박정희가 아니더라도 대통령 혹은 정치인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은 정말 한국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심할 수 밖엔 없다.

3. 일상다반사 2017.03.13

기사 - 포털 야구 중계, 로봇 저널리즘이 대체 가능해

아래 글은 '로봇'이 작성한 기사다.외국의 사례만 있는 알았는데 이미 한국에서도 꽤 높은 수준의 기사 작성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www.bloter.net/archives/227030 “백인식이 선발로 등판한 SK는 이태양이 나선 NC에게 6:8로 패하며 안방에서 승리를 내주었다. 경기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키 플레이어는 손시헌이었다. 손시헌은 4회초 SK 고효준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어 팀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SK는 임창민을 끝까지 공략하지 못하며 안방에서 NC에 2점차 승리를 내주었다. 한편 오늘 NC에게 패한 SK는 4연패를 기록하며 수렁에 빠졌다.” 이거 좀 심하게 충격적이다. 로봇이 이렇게까지 기사 작성이 가능한 줄 몰랐다.이래저래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

3. 일상다반사 2015.05.07

김성근 감독과 저녁이 있는 삶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유력한 감독 후보로 떠오른 순간부터 든 생각이다. 그는 정말 훌륭한 감독이다. 그가 맡았던 팀들은 대부분 성적이 좋았다. LG트윈스의 준우승, 왕조라 불리기에 어색하지 않았던 SK와이번스.심지어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을 끌어모아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고양원더스 김성근 감독이 없었더라면 이루지 못했을 성적이고 팀이었을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맡았던 LG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당시 삼성 김응룡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야구의 신인줄 알았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적이 있다. 그날 이후 김성근 감독의 이름 앞자리에는 '야신'이라는 단어가 호처럼 붙었다. 우리는 우리가 제공한 노동만큼 댓가를 지불받기를 바란다. 칼퇴근이라는 말도 안되는 단어가 우리의 간절한 희망사항일 만큼 한국의..

3. 일상다반사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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