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화, 드라마, 음악

'나는 농담이다'를 읽고

4scottie 2016. 10. 2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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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작가의 '나는 농담이다'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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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빠르게 읽었다. 한국 소설에서는 있기 어려우리라 생각했던 기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와 우주 비행에 대한 전문영역이 잘 녹아져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근미래 설정도 무척 맘에 들었다. 정확히 어느 시기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국이 어느 순간 우주여행에 투자를 많이 해서 화성을 탐사할만한 기술을 가진 나라에 대한 설정이 좋았다.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좋았다.

한국 소설과 드라마를 착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에선 전문가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문어체로 본인의 지식을 뽐내는 꼴이 맘에 들지 않았다. 소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소설도 그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하리라 추측해본다.


문체도 좋았다. 적당히 건조했다. 건조한 문체를 좋아한다. 외국의 소설들에서 접할 수 있는 번역투와 사실을 나열하는 것 같은 건조한 문체가 좋다. 감정에 너무 몰입되어 아무도 보지 않는 예술 영화의 과잉된 촛점없는 화면과 같은 문체는 싫다. 좋은 작가를 만난 것 같다.

읽는 도중 조금 헷갈렸다. 송우영을 따라가야할지 이일영을 따라가야할지. 읽고 나니 누굴 따라가야할지 특별히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기대했던 섹스신은 생각보다 재미 없었다. 감정을 뜨겁게 달궈놓고선 너무 생각만 많이 오가는 듯 했다. 


길이는 마음에 든다. 딱 이 정도가 좋다. 이런 길이의 소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재미있게 빨리 읽고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소설. 여운은 아직 남아있다. 

좋은 작가를 찾은 것 같다. 빨간책방의 진행자로서의 김중혁으로서 뿐만 아니라 소설가로서의 김중혁도 마음에 든다. 그가 썼던 소설들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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