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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간 북산고등학교의 팬이었던 남자의 고해성사(더퍼스트슬램덩크)

4scottie 2023. 1. 1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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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1992년이었던 것 같다. 슬램덩크라는 만화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31년이 지나서 그 만화의 극장판이 나왔다.
난 이 영화를 보고 감탄과 감격과 감동을 하고 말았다.
이 글을 쓰며 깨달았다. 난 31년도 넘게 북산고등학교 농구부의 팬이었던 것이다.

슬램덩크 포스터

가장 감격했던 순간은 오랫동안 마음 속에서, 머릿속에서만 숨쉬고 있었던 나의 선수들이 살아 숨쉬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빠르고 높게 뛰어올라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마는 강백호의 무릎움직임이라던지, 산왕의 무지막지한 존프레스를 이겨내는 송태섭의 날카로운 돌파라던지, 김낙수의 수비를 상대로 트리플쓰렛 이후에 타이밍을 빼앗아 3점을 던지는 정대만의 멋진 3점, 신현철 위로 뛰어넘어(물론 공격자 파울이었지만) 덩크슛을 꽂아넣으려는 채치수의 무지막지함, 일본 최고의 선수에게 짓밟히고 또 짓발혀도 일어서는 서태웅의 미소는 소름을 돋게 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난 숨을 쉴 수 없었다.
혹시 다른 이에게 들릴까 싶어 타는 목을 콜라로 달래지 못했다 .

난 아직도 이런 농구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내가 원하는 바로 그 농구 영화 였다. 그 농구 영화가 하필 또 슬램덩크라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이런 영화에 사소한 흠을 잡을 것도 없다. 난 30년 넘게 북산고등학교 농구부의 팬이었고, 그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가 이제 나왔을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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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스페셜 티켓과 등신대

어쩌면 이 영화는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30년 전에는 농구부의 신입을 중심으로 그려졌다면 지금은 그 당시에 조금 가려져 있었던, 그 누구보다 빠르게 돌파를 할 수 있었던 송태섭을 따라 카메라 따라 붙은 다큐멘터리라고 말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난 숨을 쉴 수 없었다. 혹시 다른 이에게 들릴까 싶어 타는 목을 콜라로 달래지 못했다 .


**좋은 기회로 슬램덩크 스페셜티켓을 얻었다.
**용기가 없어서 당당하게 등신대 앞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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